삼화 대게 타운 - 영덕 대게 맛집
몇 년 전에 대게를 가지고 울진과 영덕이 서로 원조라며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논쟁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나란히 붙어있는 땅덩어리에 이어진 바다인데 뭐가 다르다고 그러는걸까 하면서
취재기자는 그런 논쟁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만약 결판을 지어야 한다면 본 기자는 영덕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라는것도 무시하지 못할 부분 이라고 생각하는데, 울진에선 그다지 흥이 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게로와 강구항으로 이어지는 다리 위에 커다란 대게 조형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게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많아서 거리 이름도 '대게로'라고 합니다.


길거리를 걸어가며 살펴보니 대충 봐도 대게 음식점이 100여곳은 족히 넘을것 같았습니다.

집집마다 대게 찜통에선 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서로 자기네 집으로 들어오라는 호객행위도 심해서
같은 길을 두번은 못지나갈 것 같았습니다. 관광객을 불편하게 하는 호객행위는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강구항 안쪽에는 작은 어시장이 있습니다.
새벽에 배에서 내린 싱싱한 자연산 해산물들을 파는 곳입니다.

새벽 경매에서 이 아주머니들이 물건을 떼 가는걸 직접 봤으니
말그대로 자연산임을 믿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곳곳에서 여행객들이 가격 흥정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이고 언니야, 겉보기로 같아 보여도 다른기라."

"아주머니, 한 10명이 먹으려면 얼마 정도 들어요?"
"15만원 이면 충분하겠는데요. 쫌 더 얹어주께."
대게는 되게 비싼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부르는 값이 쌌습니다.
여기서 게를 사서 길을 건너가면 양념값을 받고 쪄주는 집이 있다고 합니다.

아주머니 말씀이 정말 좋은 대게를 먹으려면 큰 식당으로 가라고 하시네요.
이곳에서 파는 게는 값은 싸지만 살이 덜찬 물게나 수입산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등딱지에 하얀 석회질이 끼어 있으면 수입산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너무 솔직하게 얘기를 해주시는 바람에 좀 놀랐습니다.

전 날 묵었던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의 소개로 찾아간 집은 '삼화 대게 타운'이라는 횟집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대를 이어 장사를 하고 있는 집이라고 합니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좀 비싸더라도 좋은 대게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대게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것은 박달대게 입니다.
살이 꽉 차서 박달나무처럼 야무지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한 마리당 판매가격은 12~15만원 정도였습니다.
경매 낙찰가 자체가 마리당 9만원 이상이라고 하네요.

제일 실한 박달게 다섯 마리를 골랐습니다.
게의 상태와 시기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2층으로 안내를 받고 올라갔습니다.
실내 분위기는 깔끔한 편입니다.

주문한지 30분쯤 지났을 때 아주머니께서 대게가 다 쪄졌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찜통 뚜껑을 열자 하얀 김과 대게 냄새가 피어 오릅니다.

손님들이 직접 뜯어서 먹어도 되지만, 손질을 잘못하면 버리는게 많으니
직접 먹기좋게 손질을 해주겠다고 하시네요.

정말 다리 하나하나 마다 야무진 살이 꽉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두꺼운 집게발에 붙은 통통한 살. 입안 가득 차는 그 살을 씹는 맛이란 정말 최고였습니다.
게가 집게발이 두개씩 있기에 망정이지 하나 였다면 동료들끼리 싸우고 갈뻔 했습니다.

곧게 뻗은 다리속 살은 쪽 빨기만 해도 쏙쏙 잘 빠집니다.
양이 적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살이 많아서 모자라지는 않았습니다.

게를 다듬고 남은 내장에 야채와 양념을 더해 볶음밥을 만들어 주는데 이게 또 맛이 훌륭했습니다.
역시 게는 살도 살이지만 내장이 맛있습니다.

"가격이 1/10 이면 맛도 1/10 일까?"
우리는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마리당 12,000원 짜리 홍게 세마리를 주문했습니다.
처음 부터 이걸 먹었다면 모를까, 홍게도 맛은 있었지만 역시 박달게만 못하다는 의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냥 친구들끼리 놀러왔다면 홍게도 나쁘지는 않겠다 하는 생각이었다.
3~4월은 대게가 가장 맛있는 철입니다.
강구항의 활기찬 새벽 경매와 푸른 봄바다도 구경하고, 맛있는 대게도 맛보는 여행.
봄이 지나가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시는게 어떨까요?
(글,사진 - 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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