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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수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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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홍차 / 20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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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한 일주일쯤 종일 뒹굴뒹굴하고 싶을 때.

그저 종일 자고 그러다  배고프면 밥먹고, 또 심심하면 책이나 읽으면서 지내고 싶을 때.

그래서 수화림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처음, 수화림에 도착했을 때는 나는 내심 흐뭇했습니다.

정말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이 달랑 수화림 팬션 한 채 뿐이였거든요.

사진으로 이미 보고 온 나는 반가웠는데, 함께 간 남편은 자못 실망한 눈치였죠.

생각보다 너무 현대식건물에 별 특징이 없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건 선입견일 뿐. 

수화림안으로 들어가면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도착하자 마자 사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면 웰컴티를 내주셨습니다.

시원한 식혜를 건네 받고 또 기분이 좋아졌죠.

달랑 열쇠만 내어주시는 것 보단 이 얼마나 기분좋은 친절인지.

내 집에 오는 이를 대하는 손님처럼 맞아주시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방의 이름은 The forest.

이름에 걸맞게 초록색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굳이 이 방을 선택한 것은 이 방엔 노천탕이 딸려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창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침대 양쪽이 모두 창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도 바로 바깥으로 연결되지 않고 각각의 독립된 공간이 존재하고 있었거든요.

독특한 구조,  바람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좋았습니다.

누워서 달빛이 보이는 것도.

 나무로 된 창틀을 통해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더 잘들리는 이 곳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착한 첫날은 날이 좋아서 근처의 계곡으로 산책을 갔다.

아무래도 깊은 숲 속에 있는 지라 사람도 별로 없고 호젓해서 좋았다.

 

 


산책을 다녀오니 저녁을 한 상 가득 차려주셨습니다.

소소한 찬거리와 직접 담그셨다는 된장으로 끓인 찌개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곳의 4개의 객실 중 The forest에만 있는 노천탕.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여름 밤,

숲으로 둘러싸인 옥상의 노천탕에서의 반신욕은 참으로 기분좋은 경험이였습니다.

탕 속의 물은 따스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얼마나 상쾌하던지.

 

원래 추가의 비용을 내고 마셔야하는 모카인데,

커피를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사모님께서 그냥 내어주셨다. 그것두 원두커피까지 함께.

덕분에 늦은 밤,

남편과 저는 오랫만에 함께 모카에서 뽑은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이건 순전히 사모님의 친절이 저희에게 가져다 준 보너스였죠. ^^

사소한 친절이 또 얼마나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지.

 
 

 

 

 

 아침은 크롸쌍과 크림 스프, 그리고 샐러드와 오믈렛입니다다.

게다가 연박을 하는 우리를 위해서 다른 메뉴를 준비해주신 사모님의 센스에 감사 ^^

비오는 아침,

이런 아침상을 받으니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온통 유리로 된 카페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빗소리가 좋아서 커피 한 잔을 더 마시고도 좀 더 오랫동안 앉아있었습니다.

 

 

 

 

둘째날은 flower에서 묵었습니다.

오렌지 빛깔의 이 객실은 복층으로 되어있고, 침실 전면이 테라스인데 창 밖으로 저수지와 산이 보이는 것이 좋았습니다.

 

 저녁엔 집에서 와인을 한 잔 했습니다.

객실에 머무는 손님에게 도착하는 날 와인을 한병씩 선물해 주시는 게 수화림의 특징입니다.

물론 주방에 와인잔뿐만 아니라 디켄더 까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사모님의 손님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 그저 감탄할 뿐.

 

안주는 닭가슴살 샐러드.

치즈와 여러 과일과 야채를 담아내고 주인집에도 한 접시 갖다 드렸습니다.

사모님 덕분에 나는 저녁도 잘 먹고, 커피도 잘 마시고 게다가 디켄터까지 하나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곳의 욕실은 객실 안에 있지만

욕실과 화장실은 따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욕조 옆의 창이 바깥으로 나 있어서  창을 열면 바람이 불어와 참 상쾌했습니다.

천장의 조명까지 밝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해놓으신 센스에 또 한번 감탄했죠.

 

 

참 오랫만에  <休>를 누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 근래 연구실에서 줄곳 밤을 세워야했던 남편을 위해 일부러 찾아온 펜션이였는데,

남편도 일본여행 대신 이 곳에 찾아온 것에 아주 만족해하면 푹 쉬었다가 왔습니다.

 아주 작은 것들까지 찾아온 이들을 위해 마음써주신 펜션의 사모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2009.. 8. 10 ~ 12  충남 서산 수화림에서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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